익스트랙션 슈터 입문자에게 아크 레이더스가 완벽한 선택인 이유
사실 익스트랙션 슈터라는 장르는 게임 역사 전체로 보면 그리 오래된 편은 아닌데요.
'이스케이프 프롬 타르코프(Escape From Tarkov)'가 이 장르의 선구자로서 지금까지도 독보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사실 초보자가 뛰어들기엔 너무나 하드코어하고 위압적인 것이 사실입니다.
비슷한 느낌의 현대적이고 사실적인 '그레이 존 워페어(Gray Zone Warfare)'나 판타지 세계관을 담은 '헌트: 쇼다운(Hunt: Showdown)' 혹은 '다크 앤 다커(Dark and Darker)' 같은 게임들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거든요.
이런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 '아크 레이더스(Arc Raiders)'는 미래의 지구를 배경으로 리얼리즘과 판타지 사이의 절묘한 경계를 파고들고 있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현대적인 화기들을 사용하면서도 실제 현실에서는 본 적 없는 기괴하고 위협적인 로봇 군단과 사투를 벌여야 하는 설정이 무척 매력적인데요.
특히 매 임무를 마친 뒤 돌아가게 되는 지하 도시 '스페란자(Speranza)'의 분위기도 훌륭하지만 무엇보다 악명 높은 이 장르를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게 만들었다는 점이 제가 이 게임에 계속 빠져들게 만드는 핵심 요인입니다.
지금까지 그 어떤 개발사도 익스트랙션 슈터에 이런 대중적인 접근 방식을 제대로 적용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오히려 놀라울 정도인데요.
다른 팀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타르코프가 처절하고 가혹한 생존의 재미를 꽉 잡고 있다면 아크 레이더스는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는 위치를 완벽히 선점한 모양새입니다.
비유하자면 '배틀그라운드(PUBG)'와 '포트나이트(Fortnite)'의 차이 혹은 '배틀필드(Battlefield)'와 '콜 오브 듀티(Call of Duty)' 같은 관계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르실 것 같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이 게임이 단순히 기존 시스템을 답습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약 4시간 동안 미리 체험해 보면서 명확하게 느낀 점은 한 번 적진으로 뛰어들었을 때 소요되는 시간이 결코 지루하게 길지 않다는 점이었는데요.
보통 20분에서 길어야 30분 정도면 충분히 전리품을 챙겨 탈출 지점까지 전력 질주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조사할 만한 건물이나 흥미로운 장소는 많지만 대부분의 지형이 넓게 펼쳐져 있다는 점도 특징인데요.
발소리 하나에도 온 신경을 곤두세우며 기어 다녀야 하는 타르코프와 달리 아크 레이더스는 엄폐물 사이를 빠르게 질주하며 끊임없이 움직이는 플레이를 권장합니다.
이는 저격 소총으로 먹잇감을 노리는 다른 플레이어들의 눈을 피하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맵을 순찰하는 '아크(Arc)' 로봇들이 정말 무시무시하기 때문이기도 하거든요.
공격 능력은 없지만 발견 즉시 지원군을 요청하는 '스니치(Snitch)'부터 두꺼운 장갑과 미니건으로 무장한 거구 '바스티온(Bastion)'까지 적들의 유형이 매우 다양합니다.
이처럼 강력한 인공지능 적들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 이 게임이 가진 독보적인 매력 포인트인데요.
덩치 큰 적들을 상대하려면 그에 맞는 제대로 된 장비가 필수적입니다.
일반적인 대인용 무기나 가젯만으로는 이런 로봇들에게 흠집조차 내기 힘들거든요.
실제로 저희 팀원 셋이서 거대 로봇 전용 런처인 '헐크래커(Hullcracker)'와 로봇을 추적해 파편을 쏟아붓는 '울프팩(Wolfpack)' 수류탄을 챙겼을 때는 거대 로봇들도 손쉽게 제압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거운 중화기 위주로 세팅을 하다 보니 정작 다른 플레이어 팀들과 교전이 벌어졌을 때는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궁지에 몰리는 상황도 발생했는데요.
반대로 다음 경기에서는 전원 저격 소총을 들고 능선에 자리를 잡았더니 서로 싸우려던 두 팀을 순식간에 소탕하고 10분 만에 상처 하나 없이 탈출할 수도 있었습니다.
만약 그때 지난 라운드에서 만났던 강력한 아크 드론들과 마주쳤다면 아마 뼈도 못 추리고 도망가기 바빴을 것이거든요.
어떤 장비를 들고 들어가느냐에 따라 매번 완전히 다른 전략을 짜야 한다는 점이 정말 흥미롭습니다.
겉보기엔 단순해 보이는 로봇들도 실제로는 게이머의 진을 빼놓기에 충분한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요.
우선 적들의 경로 탐색 인공지능이 상당히 뛰어나서 좁은 건물 안까지 끈질기게 쫓아와 우리를 구석에 몰아넣기도 합니다.
결국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문제는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음이 더 많은 아크 적들을 불러모으거나 내 위치를 사방에 광고하는 꼴이 된다는 점이거든요.
건물 내부라면 그나마 낫겠지만 탁 트인 야외에서 총소리가 들리고 드론들이 파괴되는 모습이 보인다면 다른 플레이어들이 곧장 추격해올 것이 뻔합니다.
이처럼 아크 레이더스는 익스트랙션 장르의 긴장감을 유지하면서도 누구나 가볍게 한 판 즐길 수 있는 뛰어난 편의성을 동시에 갖추고 있는데요.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고인물 유저들이 고착화된 '메타(Meta)'를 만들어내면 초보자들의 즐거움이 반감될까 우려되는 부분도 조금은 있거든요.
하지만 그런 걱정보다는 당장 마음 맞는 친구들과 팀을 꾸려 이 짜릿한 전장으로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훨씬 더 큽니다.
그동안 익스트랙션 슈터 장르가 너무 어렵게만 느껴져서 망설였던 분들이라면 아크 레이더스가 최고의 입문서가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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