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터 월드 2 장비 시스템, 전작보다 실망스러운 결정적인 이유


동료 캐릭터 마리솔


아우터 월드 2 장비 시스템, 전작보다 실망스러운 결정적인 이유


전반적으로 '아우터 월드 2(The Outer Worlds 2)'를 정말 재미있게 즐기고 있거든요.

이번 속편은 환경 디자인부터 플레이어 이동 메커니즘까지 여러 면에서 전작을 뛰어넘었고, 유머 감각도 훌륭합니다.

전투 역시 크게 개선되었는데요.

플레이어는 게임의 'VATS' 같은 전술적 시간 확장 장치에만 의존하는 대신 여러 강력한 가젯을 활용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하지만 전투의 한 가지 측면, 바로 '장비'는 전작에 비해 너무나도 아쉬움이 남거든요.

정확히는 특별한 스킬 퍽이 붙은 장비들입니다.

'아우터 월드 2'의 유쾌한 디스토피아적 자본주의 지옥을 50시간 넘게 탐험하면서 저는 한 가지 공통점을 깨달았는데요.

제가 모은 모든 헬멧과 방어구 세트는 예외 없이 전투 성능만 향상시킬 뿐, '과학', '화술', '은신', '관찰력', '리더십', '자물쇠 따기', '의료' 같은 비전투 스킬은 전혀 올려주지 않았습니다.

이건 비전투 스킬을 올려주는 독특한 장비가 넘쳐났던 전작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거든요.

물론 개발진이 플레이어가 캐릭터 빌드에 대한 자신의 결정에 책임지기를 원한다는 점은 이해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스킬 포인트를 '근접'에 쏟아부었다면, 단순히 옷을 갈아입는 것만으로 기적적으로 '화술' 체크를 통과해서는 안 되는 게 맞거든요.

하지만 '아우터 월드 2'에서 비전투 스킬 버프 아이템을 완전히 없앤 것은 불필요할 정도로 제한적인 조치라고 생각됩니다.

동료 캐릭터 나일스


전작 '아우터 월드(The Outer Worlds)'에는 분명 몇몇 사기적인 장비들이 있었는데요.

저 역시 '리더십'과 '설득'을 크게 높여주는 '멋진 모자(A Nice Hat)'를 쓰고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이런 강력한 아이템들은 대부분 비교적 잘 숨겨져 있었고, 그중 상당수는 애초에 얻기 위해 '자물쇠 따기'나 '소매치기' 같은 다른 스킬이나 퍽이 필요했거든요.

독특한 장비의 성능을 하향 조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옵시디언(Obsidian)'이 속편에서 스킬 강화 장비를 아예 포함하지 않기로 한 결정은, 특히 몇몇 독특한 아이템을 둘러싼 맥락을 고려하면 정말 이해하기 힘든데요.

이건 너무 극단적인 선택입니다.

예를 들어, 'D.B. 밀버스트리트 장관(Minister D.B. Milverstreet)'을 한번 보죠.

제가 플레이 초반에 그를 처음 만났을 때, 저는 즉시 그의 탑햇에 눈독을 들였거든요.

크고, 번쩍이고, 거대한 홀로그램 '이모네 초이스(Auntie's Choice)' 로고까지 박혀 있었습니다.

저건 꼭 제 것이 되어야만 했습니다.

밀버스트리트는 사기꾼 느낌이 물씬 나는 달변가이자 조종의 대가였고, 비폭력적(이지만 여전히 끔찍한) 방식으로 갈등을 해결하라고 촉구하는 걸 보면 그의 독특한 탑햇이 비전투 스킬에 어떤 버프를 줄 것 같았거든요.

결국 저는 밀버스트리트의 반대편에 섰지만, '한정 생산 신사의 옥소니언(Limited Production Gentleperson's Oxonian)'이라는 이름의 그 멋진 탑햇을 손에 넣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그리고 제 '화술'이나 '리더십' 스킬에 어떤 보너스를 줄지 정말 기대가 컸는데요.

심지어 아이템 설명조차 대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암시하고 있었습니다.

'밀버스트리트 장관의 자부심이자 기쁨. 그의 모자를 빼앗았듯 그의 자신감도 빼앗아라.'

밀버스트리트의 모자가 보이는 아우터 월드 2의 인벤토리 화면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니, 이 모자는 플레이어의 '치명타 확률(+5%)'과 '치명타 피해량(+40%)'만 높여줄 뿐이었습니다.

물론 '마케팅 관리자'라는 특수 개조 부품이 붙어있긴 한데요.

이건 동료 능력의 충전 속도를 10% 증가시키는 효과입니다.

이 버프는 '화술' 스킬에 따라 확장되어 동료 능력 충전 속도를 최대 30%까지 빠르게 해주거든요.

하지만 이건 '화술' 스킬 자체를 올려주는 것이 아닙니다.

마찬가지로, 저는 아직 특정 스킬을 강화하는 방어구 개조 부품을 단 하나도 발견하지 못했는데요.

장비는 기본 체력을 높이거나, 받는 피해를 줄이거나, 주는 피해를 늘릴 수는 있습니다.

그리고 밀버스트리트의 모자처럼, 일부 버프는 특정 스킬에 얼마나 많은 포인트를 투자했는지에 따라 그 효과가 커지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스킬 자체를 직접적으로 강화할 방법은 전혀 없습니다.

만약 게임의 또 다른 강력한 제한 요소만 없었다면 이 정도는 괜찮았을지도 모르는데요.

바로 전작과 달리, '아우터 월드 2'는 플레이어의 스킬 초기화, 즉 '리스펙(respec)'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게임 아주 초반에 딱 한 번 빌드를 바꿀 기회가 주어지거든요.

그 이후에는 스킬 포인트를 재분배할 수 있는 옵션이 전혀 없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플레이어가 빌드에 전념하길 바라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는데요.

하지만 플레이어가 게임에 더 익숙해진 후 변화를 주고 싶을 때 리스펙을 허용하는 것이 무슨 해가 되는지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전작 '아우터 월드'에서는 '신뢰할 수 없는 자(Unreliable)' 호에 '직업 능력 재조정 기계'가 있어서 불만족스러운 플레이어들이 스킬과 퍽 포인트를 바꿀 수 있었거든요.

이 시스템의 남용을 막기 위해 기계를 사용할 때마다 비용이 들었습니다.

첫 사용은 500비트였고, 가격은 매번 두 배로 뛰어 과도한 사용을 억제했죠.

슬프게도, '인코그니토(Incognito)' 호에는 그런 기계가 없으며, 게임은 절대 두 번의 기회는 없을 것이라고 분명히 못 박습니다.

스킬 초기화가 불가능하다는 점과 스킬 버프 장비가 없다는 점이 합쳐져 플레이 경험은 다소 답답해졌는데요.

물론 플레이어는 빌드에 전념해야 하지만, 저는 실험하고 어떤 빌드가 가장 잘 맞는지 파악할 수 있는 충분한 여유가 있을 때 그렇게 하기가 훨씬 쉽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보통 잠입 플레이를 선호해서 처음에는 '은신' 스킬에 몇 포인트를 투자했거든요.

수십 시간이 지난 지금, 저는 생각했던 것만큼 은신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 포인트들을 되돌릴 수도 없고 특별한 장비로 보충할 수도 없다는 사실에 엄청난 좌절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동료 캐릭터 아자가 적과 전투를 벌이고 있는 모습


전작 '아우터 월드'가 스킬 강화나 리스펙을 너무 쉽게 만들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만약 옵시디언이 이런 제약으로 해결하려는 문제가 그것이었다면, 덜 답답한 방법이 있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예를 들어, 스킬 버프를 전작만큼 강력하게 만들지 않고, '직업 능력 재조정 기계'를 무한정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거죠.

현재 구현된 방식은 분명 플레이어들이 하나의 빌드에 전념하게 만들겠지만, 만약 저와 같은 사람이라면 그 전념은 '실험의 기회'를 희생하는 대가로 올 것입니다.

귀중한 스킬 포인트를 돌이킬 수 없이 낭비할 수도 있는데, 다른 스킬을 시험해 볼 이유가 전혀 없으니까요.

플레이어의 '선택'에 그토록 초점을 맞춘 게임이 정작 플레이 스타일에 '올바른 빌드를 선택'하는 것을 이토록 꺼린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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